District9

-본 포스팅에는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되도록 읽지 않기를 권합니다-

-괜히 읽고나서 울고 불고 짜도 소용없습니다-

1.
블레어워치로 히트를 치고 클로버필드,REC등으로 면면히 이어지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시작되는 본 영화는 기존의 외계인무비에 대한 관객들의 상식을 무참히 박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졸라 짱 쎈 무기로 무장하고 '선진국'의 '유명도시'를 무참히 박살내고 미군과 맞장뜨지만 결국 지는 외계인 또는 ET로 대표되는 우리의 친구 외계인 따위는 싹 지워버리고 어딘가 좀 모자라고 자기네들 무기를 고양이먹이 100개와 바꾸는 덜떨어진(...) '프런'이라 불리는 이 외계인들의 모습은 낯설기 그지없다.(외계인하면 미군이 등장하는게 공식이라면 공식일텐데 본 영화엔 미군은 커녕 성조기도 구경하기 어렵다)

신개념 SF라는 포스터의 광고카피처럼 이 영화속 외계인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에서 탈피해 '호구' 내지는 '불쌍하긴 한데 골치아픈 떨거지들'정도로 취급된다.


2.
이 영화의 주인공 비커스가 프론들을 대하는 태도 역시 이정도. 그런데 이 비커스가 크리스토퍼의 집에서 요상한 액체를 맞은 다음 신체가 프론화 되면서 관객에게 '떨거지'라는 인상외에는 별거 없던 프론이 오히려 인간보다 더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외계인 무기를 탐내는 MNU는 비커스를 해부하려 하고 산채로 심장이 뽑히기 직전 비커스는 탈출을 감행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인간이었던 비커스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거침없이 생체실험을 하려 들고 외계인 무기를 테스트 하기 위해 비커스에게 프론을 쏴죽일 것을 강요하는 인간과 비커스를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프론 '크리스토퍼'. 어느쪽이 더 '인간'적인가?

아니 그전에 인간적인게 대체 뭔가? '인간'임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모양새인가 아니면 다른 뭔가가 있는건가?


3.
프론의 인상은 꽤나 흉칙한 편이고 영화에 대한 정보없이 걍 외계인이라는 사실만 알고 본다면 지구를 정복하러 온 외계인이라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 이것이 그냥 선입견일 뿐임을 깨달을 수 있을거다. 어쩌면 프론의 인상을 다소 흉칙하게 만든 이유는 우리가 가진 편견, 즉 피부색이나 인종, 특정 국가에 대한 편견을 꼬집기 위해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뭐 인종차별에 대한 은유라고는 하는데 내입장에서 당 영화는 인간과 외계인을 통해 인간이 인간을 차별하는 '차별' 그 자체에 더 주목하고 있는듯 하다.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뭐 어떠랴.
 

4.
기존 SF의 틀을 깨는 모험과 더불어 오락성에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절묘하게 섞은 이 작품은 그야말로 멋진 영화다. 왠만한 유명배우 출연료도 안될 제작비로 만들었고 현란한 CG가 화면을 뒤덮지도 않지만 탄탄하고 신선하기 그지없는 스토리와 적재적소에 쓰인 CG효과는 영화가 추구하는 덕목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그냥 SF영화로 봐도 좋고 진지한 메시지가 담긴 영화로 봐도 좋은 영화다. 근데 취향을 타는 영화라 한국에서는 그닥 재미를 못볼것 같다. 다크나이트도 그렇고...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지만 아닌 사람은 '근데 뭐 어쩌라고?' 대략 이런 반응.



PS1:외계인의 무기 한방에 고기조각이 되는 인간... 역시 피터잭슨의 입김이 미치긴 미친모양
       (한번씩 나와주는 난감한 개그도 그렇고...) 
PS2:감독보다 제작자 이름이 포스터에 이렇게 크게 언급된건 '브이 포 벤데타'이후 처음인듯...
PS3:후속작이 나오면 지구인에게 복수하려는 크리스토퍼가 등장하려나 -_-;;
PS4:인간이 외계인화 되자 한순간에 돌아서는 인간, 이거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같음
PS5:보면서 용산 철거민들이 생각난 이유는 뭘까?
PS6:불태워지는 프런의 알이 디스트릭트10으로 이주될 프런들의 운명을 상징하는 복선같은 느낌이 들던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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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아타호네 | 2009/10/17 22:11 | 영상물관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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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카니발 at 2009/10/17 22:21
저도 보고 정말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로봇을 이용한 서비스(?)도 훌륭했고요.


후속작은 안 나와주는게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Commented by 지우아타호네 at 2009/10/17 22:50
후속작은 마이클 베이가 감독해서 복수의 화신 프론과 이를 막는 미국과 오토봇 연합군의 혈전(...)이 펼쳐지는 겁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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