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 단상 스포쓰 관련

수비

레스터시티의 축구는 굉장히 간단하다. 기본에 충실한 축구라고 하면 적당할까. 수비는 포백이 패널티 박스 주변에 최후 방어선을 형성하고 미드필더들은 포백 앞에서 1차 방어선을 담당하는 말 그대로 기본 중의 기본인데 레스터의 경우는 포백과 미들라인의 간격유지가 상당히 좋은편이다. 

어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맨시티가 포백과 미들라인이 간격유지를 제대로 못해 과도하게 벌어지거나 너무 좁아서 포백과 미들라인이 속칭 두줄 수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포백이 고스란히 노출되거나 포백과 미들라인이 한줄로 서버리거나 때로는 아예 수비 대형이 와해되어 버리는 장면을 자주 보인것과 달리 레스터시티는 경기 후반 집중력을 좀 잃긴 했지만 이 두줄 수비를 경기 끝날때까지 잘 해냈다. 

저렇게 집중력 있는 두줄 수비를 하면 상대 팀 입장에선 공략이 상당히 쉽지 않다. 개인기량으로 뜷거나 조직적인 패스워크로 뜷어야 하는데 조직적인 패스워크로 뜷는 선택을 할 경우 이 과정에서 필요한게 공격자원들의 스위칭 플레이에 중앙 미드필더들이 전진해서 패스의 기점을 형성하는 플레이다. 그런데 지금 현재 EPL에서 저런 능력을 겸비한 중앙 미드필더는 별로 없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미드필더는 13/14시즌의 아론 램지나 조던 헨더슨, 산티 카솔라 정도? (그러고 보니 아스날이 레스터를 5:2로 잡았었군) 

이런 레스터의 두줄 수비의 1등공신이라면 개인적으로 중앙 미드필더 캉테를 꼽고싶다. 중원에서 계속해서 움직이며 패스를 끊고 압박하는 모습은 마튀디 같기도 하고 마켈렐레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 정작 키도 그렇고 체격도 그렇게 크지 않은데도 중원싸움에서 안밀리고 악착같이 달려드는 모습은 여러모로 unsung hero의 표본인듯. 


공격 

마레즈가 뻥 차고 바디가 받는걸로 대표되는 공격 패턴 자체는 상당히 단순한 편이지만 이게 괴력을 발휘하는 것이 완성도 높은 두줄수비와 연관이 깊다. 레스터시티가 뒤로 죽 빠진 뒤에 스크람 짜고 버티고 있으면 이걸 공략하기 위해 다수의 선수가 전진하고 소수만 남은 상대 진영을 마레즈와 바디로 찌르는 패턴인데 여기서 빛나는 것이 일차적으로 마레즈의 탈압박 능력과 패스능력이다. 역습상황에서 빠르게 전방으로 공을 공급하지 못하면 역습자체가 성립이 안되니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전방의 바디가 생각외로 좋은 공격수라는 것이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 어슬렁거리다가 역습순간에 뒷공간으로 우다다 달려들어가는 플레이만 하는 선수라면 막기 수월할 것인데 문제는 바디가 중앙, 측면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는 데다가 뛰어 들어갈때 움직임이 생각외로 위협적이라는데 있다.

속도가 어마무지하게 빨라서 수비수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왠만한 수비수, 특히 센터백들과 속도경합에서는 지지 않는 수준은 되는데다가 의외로 포백 사이를 대각선으로 잘라들어가는 움직임 역시 좋다.   


대충 이런 움직임

즉 역습상황에서 마레즈,바디 두명만 가지고도 유의미한 장면을 만들만한 능력이 된다는 거다. 여기에 레스터 시티의 다른 선수들이 빠르게 공격에 가담하면서 공격시 수적우위를 형성하는 움직임도 재빠르다. 수비후 역습이라는 공격전술에 있어서 교과서적인 조합을 갖추고 있고 여기에 다른 선수들도 역습상황에서 내가 어디로 튀어 들어가야 하는지 굉장히 잘 알고 있는 팀이라고 하면 적당할듯. 


결론 

마레즈와 바디의 플루크가 터진 시즌일 수도 있는거고 다음 시즌도 봐야 아는 거지만 일단 이번 시즌 레스터시티는 작은 규모의 팀이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축구를 충실히 이행 하고 있는, 교과서적인 플레이라고 하는 말이 딱 어울리는 축구를 하고 있는 팀이다. 돈 엄청 쓰는 팀들이 정작 두줄수비같은 기초적인 전술도 90분동안 유지를 못하는 것과 달리 레스터는 팀이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대부분 해내고 있다. 라니에리 감독이 무슨 조화를 부린건지 신기할 따름. 4-4-2 장인이 드디어 포텐이 터진건지 뭔지... 그래도 아직까지 팀 단위 전술은 이탈리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