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 용의 출현 (2022) 영상물(영화,TV)

전반부는 전투 전에 조선과 일본 양측의 인물들을 보여주고 각 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어떤 식으로 전투를 이끌 것인 가에 대해 보여준 다음 후반부는 전투로 몰빵하는 구성 자체는 전작 "명량"과 다르지 않았지만 명량이 과도하게 이것저것 얹어내서 원 재료의 맛을 해쳤다면 이번 영화 한산은 그런 부분을 해결한 영화였다.

이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명량에서 보여준 과한 감정표현과 너무나 직설적인 대사들을 들어내서 상당히 담백해졌고 명량이 그러했듯 전근대 해전을 큰 스케일로 잘 그려낸 점에 특히 전쟁에서 중요한 요소인 첩보전을 비롯해서 해전에서 연이나 깃발을 이용해 명령을 하달하는 장면과 같이 사소한 부분들을 잘 살려낸 측면까지 전쟁 그 자체를 잘 묘사해서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완성도고 "한산"은 영화의 소재인 한산도 대첩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넘어서진 못한듯 하다.

명량해전이든 한산도 대첩이든 그 결과가 이순신이 이끈 조선 수군의 승리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미 결말이 정해진 상황에서 재미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그 결말까지 가는 과정을 최대한 긴장감 넘치게 만들어야 할텐데 명량해전은 조선의 수군이 판옥선 12척만 남은 상태에서 왜의 수군 133척과 상대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이미 긴장감을 부여하기 충분하고 덤으로 실제 전투에서도 이순신이 탄 대장선 한 척만이 한참동안 왜군과 싸웠기에 처절함을 표현하기도 좋았으나 한산의 상황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원균의 트롤링(...)이나 왜의 첩자들이 구선의 정보를 탈취한 것과 같은 장치들이 있긴 했지만 이것으로는 한산 속의 이순신에게 핸디캡을 안겨주기 힘들었고... 와키자카를 어떻게 견내량 바깥으로 끌어낼 건지, 구선을 투입 할것인가 말것인가 등등 한산도 전투를 앞두고 이순신의 전략적인 고뇌를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손익분기는 일단 넘길거 같긴 한데 명량에 이어 천만명이 들어 올 거 같진 않고... 

그냥 명량해전이란 소재 자체가 너무나 씹사기였고 명량을 한산처럼 담백하게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